파운데이션과 세 남자


남자라는게 성차별적일까. 아시모프의 소설은 처음 읽지만 역사는 남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에서 그들이 남성이었을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그냥 작가 자신이 남자라서 그렇겠지... 무의식에 대해 물어볼 여지는 있지만.

암튼 파운데이션은 '계(System)'에 대한 이야기이고- 긴 세월에 걸친 이야기의 수많은 인물 중에서 세 명의 남자가 있다. 내 멋대로 이름하면 첫 남자는 선행자(Precedence), 마지막은 결정자(Determinator). 이 알파와 오메가로 볼 때 파운데이션은 젠장맞다. 갤럭시아는 아니라는건 내가 만날 만날 떠드는 바이고... 이야기는 고민에 대한 답을 미처 내지 못한채 끝나는 것처럼만 보인다 (아이작 아시모프 사후에도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는 있다. 그러나 다음의 이야기는 아닌걸로 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한 명이 더 있다. 실패자, 장애자, 부적응자, 돌연변이(Mutant)라고 부를만한 이 인물의 태생이 가이아라는 것은 나에겐 의미가 깊다. 다가올 시간은 앞서간 시간과 한가지일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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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현대문화출판사) 욕 좀 하자. Forward the Foundation이 왜 안들어가 있는지 사정은 모르겠지만 그닥 유감이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시간 순서로 묶어버린 것은 터무니 없는 짓이다. 무식이 죄라고 할 수 밖에. 1951년에 쓰여진 첫 Foundation보다 앞선 이야기는 1988년과 1993년(이게 유작인 Forward the Foundation이다)에 쓰인, 즉 이후에 전개될 이야기의 맥락 아래 쓰여진 글이다. 단순한 연대기로 이 이야기를 읽었단 말야? 시간순으로 주-욱 나열한 다음에 딱 10권에 맞추어 균등분배 난도질한 솜씨는 '유린' 이라고 불러주기에 손색이 없다. Trilogy나 연대기 끝같은 말이 괜히 있는 줄 알아?

거기에 조악한 작품 해설은 귀엽게 봐줘도 매 권마다 붙어있는 이우혁의 추천사는 절대 용서 못한다. 우리나라 SF 지변의 척박함을 한탄하는 두 글이 드러내는 바가, 바로 이해의 척박함 그 자체다. 물론 나도 내가 읽고 싶은 대로 이야기를 본다. 그러나 하필 퇴마록과 왜란종결사의 작가가 파운데이션의 추천사를 달았다는 것은 촌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작품과 작가에 대한 모독이다.

by -浪- | 2008/04/05 18:47 | 책으로 말하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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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xLudo at 2008/04/05 19:43
아..유명한 소설이네. 재밌나?
요즘 '그닥'이라는 단어를 레포트에 쓰는 애들이 많다지.
Commented by -浪- at 2008/04/06 11:19
나도 무의식적으로 쓰는데 보면
음절이 딱딱 끊기는 말을 좋아하는 거 같다...

파운데이션은 무쟈게 재미있다.
아마존 결제법을 알아내서 Forward the Foundation도 사야겠다고 다짐할만큼...
로봇도 사야겠는데 출판사가 똑같아 젠장;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8/30 14:41
그게 현대정보문화사에서 한 90년대 초에 나온 판본을 양장만 새로 하고 끊는 부분을 묘하게 끊어서 권수를 늘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때도 '파운데이션의 서곡'은 맨앞에 배치해 두었던 건 똑같지만 OTL)

그러니까 '서곡' 2권+원조3부작 각각 1권+'변경' 2권+'지구' 2권으로 9권짜리였는데 이걸 10권 가깝게 만들려고 편집을 요상하게 한 거죠. OTL

같은 출판사에서 로봇 소설들과 우주3부작까지 내줘서 같이 읽는 재미는 있었는데 너무 중구난방으로 번역이 된 터라 아쉽기도 하고... 제대로 된 번역과 해설을 갖춘 완전판이 나오길 바랄 따름입니다.

갤럭시아에 대한 의문은 확실히 저도 처음 읽었을 때 갖게 되었는데, 아시모프 할배가 늘그막에 너무 벌려놓은게 많아서 더이상 수습 못하겠다고 과거편으로 쏙 빠지는 바람에 결론이 안 났죠. 90년대말에 다른 작가들이 쓴 신3부작은 역시 과거편과 겹치는 시대를 다루고 있어서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3번째 작품인 '파운데이션의 승리'에서 어느정도 갤럭시아를 까면서 인간의 개인적 자유의지에 희망을 거는 내용이 있다는 얘길 들어서 이걸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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