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개론에 부치는 한 장면.


험공부가 싫어 이오공감을 들여다보다 국개론이란게 눈에 띄어 아니 이게 뭐람, 국가 개혁 모시기를 상상했더니 명쾌하게도 '국민 개새끼론' 이란다.

대중이란 집합을 상정하는 사람과 민중이라는 집합을 그리는 사람, 민족이라는 집합, 시민이라는 집합, 집합들... 여태 나는 이러한 집합에 대한 정의는 갖고 있지 않은 대신 집합을 이루는 요소에 대한 모델의 가설을 세울 수 있을 거같다.

류승완 감독의 짝패를 보면 바로 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야밤에 짐꾸려 떠나는 복덕방 동네 형을 비롯해 여러 모습이 있지만 류승완의 어머니를 모델로... 큰 아들은 고시 준비하다 하다 실패한 학원 강사에 작은 아들은 쌈박질이나 하고 다니는 건달인 불우한 어머니의 환갑을 맞이하여, 형제가 하루만큼은 맘을 모아서, 그렇게 차타고 환갑잔치 하러 가는 길에 사거리에서 일가족이 트럭에 치여 류승완만 남기고 다 죽어버리는. 이 장면을 국개론 운운하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

저 사거리에서 한창 뚝딱거리는 빌딩들을 보고 어머니가 '우리 동네도 이제 잘 살게 되려나보다' 큰 아들이 '하모요 그러니까 어머니도 오래 사셔야지' 자꾸 집적대는 류승완 같잖다고 그 빌딩 만들던 놈들이 보낸 트럭에 생을 마치는 두 사람이 바로 그들이 말하는 대중의 모습이다.

우리 동네에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반갑고 지하철 역이 옆 동네로 가면 안타깝고,
환경 보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음식 쓰레기도 잘 말리고 분리수거도 하고,
4월이면 교외나 한강 둔치로 벚꽃 축제나 소풍을 가고 아파트 단지에 꾸며둔 철쭉에 설레고,
삼성 전자 세계 몇 위, 현대 차 미국시장 점유율 얼마에 내 일처럼 기뻐하고,
취업난에 우리 자식은 어떻게 하나 걱정되서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시키고,
이쁜, 혹은 멋진 상대와 근사한 연애도 한번 해보고 싶고,
장애인 인권보호는 당연하다고 믿고 성차별은 해소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고,
꼭지점 댄스, 텔미 댄스에 열광하고 꿈은 이루어진다☆를 강렬히 추억하고,
이쁜 가게에서 이쁜 찻잔에 담긴 차를 마시며 사진으로 기념하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이 나라를 한탄하고 뇌물 수수의혹에 정치를 흉물스래 보고,
그래도 나랏님의 흉중에 큰 뜻이 있겠지 머리속에 그려보고,
건너 아는 사람이 사는 동네 집값이 한참이나 올랐다는데 배가 아프고,
한 푼의 전기를 아끼고자 엘리베이트 닫기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다리고,
그래도 평범하게 사는게 아름다운 삶이라는 말에 감동하는

모습을 나는
그 장면을 곰씹으며 그려본다.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그렇다는 것이다.

하나 더해, 국개론을 말하는 이들에겐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에게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으면 하는 약간의 바램을 남기면서...

by -浪- | 2008/04/23 13:36 | 그냥 말하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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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젠카 at 2008/04/24 08:08
난 국가 개조론인 줄 알았지...-ㅂ-;;
Commented by Toris at 2008/04/24 14:39
워 멋진 글이야
Commented by -浪- at 2008/04/24 20:43
개조와 개혁의 어감 차가 상당한걸..

열나서 떠들어댔지만 line-by-line으로 다 딴지걸고 꼬장피울 항목들인데 음.. 암튼 내 시점에선 국개론이나 작년 대선을 움직인 동력이나 같은 맥락에서 출발하는 것들이라는게 자뭇 우습다. 은영전이 여러 사람 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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