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26일
'악법도 법이다'
플라톤을 여태 안읽었는데 분명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재작년에 수업에서 봤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마는... 책 주문한게 외국서적이랑 엮여서 한참 배송이 늦더니 외국서적은 추가배송으로 온다고 메일이 오늘 달랑 왔다. 책이 오면 읽게 되겠지만 뜸 들이고 있기는 세상이 빠르다.
아무튼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고 했다.
내 맘대로 이 말을 찢어보면 법의 구속력은 사회의 근간이라는 소리다. 법은 지켜져야 하고 이를 어기는 것에 대한 억제력이 있어야 한다. 벌금도 때리고 자유를 구속하고 사회적 불이익도 더해서 사회 내부의 충돌에 대한 조절을 해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게다.
그러나 악법은 악법이다. 사회의 근간인 법의 성격과 적용에 문제가 있으면 이건 나쁜거 아니냐. 나는 죽지만 이거 잘못된거니까 너네 잘 생각해봐라. 이런 소리를 하고 싶었던거 아닐까. 앞서 말했듯 무슨 소릴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다시 봐도 나는 그렇게 읽지 않을까 싶다.
주말에 큰 일이 있었고, 그 자리에 없었던 나는 참 미안할 따름이다. 돌아다니다 보면 아주 거칠게 나눠서 불법은 불법인거 아니냐는 논지와 말을 안듣는데 어쩌겠냐는 정도로 갈리는 것같다. 폭력을 싫어하는건 바람직하다... 그러나 내가 듣기로는 자세는 여전히 비폭력이었고 단지 행진이라는 실정법 상의 불법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공권력이 명목을 얻었다는데, 마음으로 생각해도 그러할 것 같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라서...
단 불법이라는 건데, 법에 대해선 까막눈이긴 하지만 헌법이 법 체계의 바탕인걸로 알고 있고 집시법은 이 헌법에 모순된다는 정도는 이제 상식의 이야기이다. 불법이란 딱지로 몰아내기엔 법 체계 자체가 희안하게 생겨먹었다는거다. 그렇다면 헌법은 문제가 없나?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을 적법한 절차로 성사시킬 만한 도구가 없다. 기껏해봐야 국회인데, 이번 사태에서 국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건 누가 봐도 수긍할 것이다. 하다못해 헌법에 일정 수 이상이 발의하면 국민투표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만 있어도 길에서 친구, 혹은 아들 딸일지도 모르는 전경과 경찰들이랑 서로 의 상해가면서 싸울 일은 없을거 아닌가. 현재 헌법에는 국민투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조항을 두고 있다.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이 조항이 국민 10만 명 이상이 발의하는 경우에는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되어있으면, 오늘과 같은 충돌을 방지하고 적법하게 의사를 반영할 수 있을거 아니냐.
소크라테스는 한 몸 죽음으로 제 이성의 시대를 열었을지 몰라도 우리의 의사가 관철되기 위한 방법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개인이 아니고 다수의 추상적인 집합이며 국가의 근간이고 본질이기 때문이다. 악법은 수정해야 하며 이를 위한 에너지가 잘못된 법의 태두리 안에서만 움직이라는 법은 없다. 세상은 그 울타리를 안팍에서 깨부수어 가면서 제자리를 찾아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년전의 우리를 돌아보라...
# by | 2008/05/26 15:09 | 책으로 말하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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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됐으면 좋겠네-_-a
소고기만 안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