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자세 주머니


리가 하는 식으로 라벨을 붙이면 사람들을 구하고 재난에 대응하는 슈퍼맨으로서의 활동은 아마추어의 일이고 편집장에게 들들 볶이는 기자 생활은 프로 생활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업(業)은 전자의 것임이 분명하다. 제아무리 초인 중의 초인이래도 쉽게 소화할 수 없을 무지막지한 스케쥴이니 슈퍼맨이라도 바쁘긴 바쁠 것인데, 그러니 일을 해치우고 나면 멘트 하나 없이 붕- 하고 환호하는 사람들 위를 날아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렸다. 루이스 쯤 되지 않으면, 가끔은 다른 이쁜 아가씨라도 되지 않으면 도움에 대한 감사 표현의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그야 기껏 도와준 이가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면서 악담을 퍼붓거나 등을 돌리면 몹시 기분이 나쁘고 배은망덕하다고 느끼겠지만 바지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면서 너무 고마워서 어쩌나 하고 매달려도 곤란하긴 한가지다. 슈퍼맨이든 뭐든간에 애초에 그런 대접을 보상으로 도움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도움을 받은 이에게 그 '도움'이 긴요하면 긴요한 것이었을 수록 도움을 준 이에게 그것이 대단치 않았던 것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 죄 다르고 처한 시공간에 따라 한 사람의 세계에서도 그 무게가 변할 것이니 말이다. 여튼 슈퍼맨에게 있어서 그가 구한 뭇사람들은 특별히 귀한 존재라거나 고객같은 개념이 아닌 애꿎게도 그 자리에 있던 알바 아닌 누군가였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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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로리♡ 2009/10/11 12:20 # 삭제 답글

    영화판 리턴즈에서 그가 말하길 "지구상의 모든 구원을 바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죠.
    만화에 나오는 정의실현단체 저스티스 리그는 잠시 저리로 치워두고,
    수퍼맨만 등장하는 영화 시리즈에선 결국 그 중에서도 수많은 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영화보다가 들었습니다.
  • -浪- 2009/10/19 00:26 #

    사실 슈퍼맨은 거의 신이고 완벽하게 남인 메시아니까요:)
    아마 '구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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