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혼 주머니


SF가 어떤 이야기인지 대해서 가장 잘 이야기해준 글은 어슐러 K. 르권의 어둠의 왼손 서문일 것같다. Science Fiction에서 픽션은 말 그대로 꾸며댄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앞의 과학이 픽션을 수식한다면 '과학적으로 꾸며댄 이야기', 이게 SF가 되겠지만 흔한 오해와 달리 그렇지가 않다. SF에서 두 단어의 관계는 정반대로 그러니까 세계의 근간인 과학을 완전히 꾸며댄 이야기, 그것이 사이언스 픽션이다. 자유롭게 세계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던지고, 혹은 누군가를 마음대로 말도 안되는 세계에 떨어뜨리는 것이 가능한게 SF라는 장르다. 그래서 또한 SF는 가장 직설적인 장르가 되는 것이다. 머리가 굳어버린 꼰대들에게 이건 꾸민 얘긴데 뭘 민감하게 구는거냐고 시침을 뚝 떼면서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할까. 결국 모든 이야기가 그런 것처럼 인간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다. 외계인이나 안드로이드를 툭 던져놓고 인간이 뭐냐는 질문에서부터 성, 사상, 세계에 대한 인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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