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잡감 그냥 말하기


해 첫 포스팅이 벌써 한 계절이 지난 시점이라니. 그렇다고 다이어리를 열심히 채워넣은 것도 아니고 트위터를 만들었기로서니 이에 매진하였던 바도 아니고 순전히 '생각이 없어서' 아무 것도 적지 못했다. 빈털털이가 된 기분. 저번 주말에 방에서 잠깐 메모할게 필요해서 막 제대한 다음 해의 다이어리를 꺼냈었는데 그 땐 뭐 이리 담아낼게 많았던걸까. 생각보다 많은 정보량에 흠칫 놀랐다. 뱃속에 삼킨 뭔가 한가지가 있다고 여기고 지내던 날들이었다. 그 때의 내가 본다면 제법 많이 가지고 있다고 여길 지금의 나일텐데도 불구하고 무력한 이 기분은 무엇인지. 그간의 신상이라면 카드를 만들었고 맥북에어와 PS3, 3ds따위를 장만하고 공대생 티 벗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옷도 사고 향수도 사고 신발도 사고 악세사리도 등등등... 이건 뭐 신상身上이 아니라 신상新商명세다. High and dry가 정말 듣고 싶은데 mp3플레이어도 없던, 이제는 높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재개발한다고 황량하게 파해쳤던 학교 뒷편 길을 걷던 그 가을이 차라리 덜 허무했던 것같다. 뭐 서른 한발짝 앞에서 향수에 젖겠다 이런건 아니고 삼킨 무언가가 녹아 없어지기 전에 좀 걸어다녀야겠다싶다. 지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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