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9


'전부'를 뜻하지 않을 때의 우리라는 말은 '나'의 다른 표기라고, 이런 말을 꺼내는건 이 영화 프로모션만 보고도 할 수 있는 소리라 계면쩍지만 말이다. 우리집과 너네집, 우리나라와 너네나라, 우리 인간과 다른 존재들. 외계인이라고 해도 대체 그 계가 어디를 뜻하는거지. 태양계면 화성인들은 우리 태양계인으로 쳐주나? 우리가 사는 은하계는 이름부터 우리 은하니까 다 우리에 끼워넣어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외계는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울타리는 안과 밖을 나누고, 돌아와 궁극의 '우리'는 '나'로 수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는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해석에 의해 그릇된 의미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혼자 생각한다.

뭐 우리란 말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울타리 안팍, 그리고 그 자체를 다루는 자세가 문제인게지. 이 영화의 마지막 컷에 대해서 100에 99명과 어쩌면 나머지 하나까지 모두 바라는 마음은 하나일 것같고 그게 자연스러운 걸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영리하고 피해가지도 않으므로 그 문제에 정면으로 돌을 자꾸 던짐은 물론이다. 역시 이래서 B급 마인드가 좋아.

로드 오브 링은 그 자체로도 참 좋은 영화였지만 피터 잭슨에게 돈을 팍 쥐어준것이 세상에 더 기여한걸지도 모르겠다. 헤일로 프로젝트를 엎었다고 하던데 차라리 디스트릭트9으로 나온게 다행이다. 헤일로의 스토리라인이 SF 소재의 집합체라면 디스트릭트9은 SF의 어떤 영혼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고, 어쨌거나 헤일로는 누군가가 제작해줄것이 뻔하니까 말이다. 헤일로 팬이라면 치프와 아비터를 떠올리지 않을래야 않을 수도 없을 것이다.

by -浪- | 2009/10/19 00:22 | 영화로 말하기 | 트랙백 | 덧글(0)

도움의 자세


리가 하는 식으로 라벨을 붙이면 사람들을 구하고 재난에 대응하는 슈퍼맨으로서의 활동은 아마추어의 일이고 편집장에게 들들 볶이는 기자 생활은 프로 생활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업(業)은 전자의 것임이 분명하다. 제아무리 초인 중의 초인이래도 쉽게 소화할 수 없을 무지막지한 스케쥴이니 슈퍼맨이라도 바쁘긴 바쁠 것인데, 그러니 일을 해치우고 나면 멘트 하나 없이 붕- 하고 환호하는 사람들 위를 날아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렸다. 루이스 쯤 되지 않으면, 가끔은 다른 이쁜 아가씨라도 되지 않으면 도움에 대한 감사 표현의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그야 기껏 도와준 이가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면서 악담을 퍼붓거나 등을 돌리면 몹시 기분이 나쁘고 배은망덕하다고 느끼겠지만 바지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면서 너무 고마워서 어쩌나 하고 매달려도 곤란하긴 한가지다. 슈퍼맨이든 뭐든간에 애초에 그런 대접을 보상으로 도움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도움을 받은 이에게 그 '도움'이 긴요하면 긴요한 것이었을 수록 도움을 준 이에게 그것이 대단치 않았던 것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 죄 다르고 처한 시공간에 따라 한 사람의 세계에서도 그 무게가 변할 것이니 말이다. 여튼 슈퍼맨에게 있어서 그가 구한 뭇사람들은 특별히 귀한 존재라거나 고객같은 개념이 아닌 애꿎게도 그 자리에 있던 알바 아닌 누군가였을 따름이다.

by -浪- | 2009/10/11 02:41 | 주머니 | 트랙백 | 덧글(2)

보편적인 노래


편은 모든 특수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너무나도 평범해서 더 뻔한 것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그 특별한 것을 누리고 있는걸 보면 정말로 자연스러운 것같은 - 그 사람들이 사는 세계와는 다른 법칙으로 돌아가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 보기에는 도무지 방법도 모르겠고 이해도 안가고 신기할 따름이지만 -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런 다른 세계의 사람의 특별한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보편적인 개념에 대한 보편적인 보편적인 노래

by -浪- | 2009/09/24 00:04 | 들으며 말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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